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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정용화]고려인 동포 외면하는 현실부터 고치자 - 정용화 객원교수 (20141223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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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12-24 00:00:00

[기고/정용화]고려인 동포 외면하는 현실부터 고치자

입력 2014-12-23 03:00:00 수정 2014-12-23 04:21:39


올해가 고려인 이주 150주년이라는 이유로 언론에서 많은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러시아나 중앙아시아 현지에서의 생활은 말할 것도 없고, 꿈에 그리던 조상 땅으로 돌아온 고려인들조차 일반 다문화가족보다 못한 대우를 받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고려인 동포는 한국어를 잘 못해 생활 적응력도 떨어지고 노동현장에서도 가장 하급으로 취급된다. 특히 고려인 아이들이 다문화가정과 국내 저소득층 분류에 속하지 않아 방치되고 있다.

이렇게 된 데는 고려인 동포를 중국의 조선족 동포와 한 묶음으로 생각하는 정책당국의 시각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고려인 동포와 조선족 동포는 구분해서 살펴보아야 한다.

첫째, 고려인 동포는 조선족 동포보다 더 열악한 처지에 있다. 1930년대 소련의 스탈린에 의해 중앙아시아 허허벌판에 강제로 흩어져 살게 된 이후 고려인들은 생존 자체가 급선무였다. 중국 조선족 동포는 자치주를 인정받아 삶의 터전이 비교적 양호하지만, 고려인 동포는 조상의 말을 잃어버릴 정도로 힘든 환경에서 살아왔다.

둘째, 고려인 동포는 돌아갈 곳이 없어 영구 귀국을 바란다. 조선족 동포는 대부분 자신이 중국인이라 생각하고 한국에서 돈을 벌어 돌아가려고 한다. 하지만 고려인 동포는 주변부로 밀리다 왔기 때문에 고국에서 뼈를 묻기를 간절히 원한다. 나라를 잃어 해외에서 유랑하게 된 동포를 조국의 품에 다시 받아들이는 것은 국가의 기본 의무이다.

셋째, 고려인 동포는 유라시아 시대를 열어갈 소중한 자산이다. 이들은 고난 속에 한민족의 유라시아를 개척했고, 다가올 통일한국의 유라시아 시대를 열어갈 선구자다. 조선족의 중국 동북 3성과 고려인들의 러시아 및 중앙아시아를 잇는 한민족벨트는 민족문화 전파의 교두보가 될 것이다.

‘고려인동포 특별법’이 2013년부터 시행됐지만 거주국(러시아나 중앙아시아)의 생활안정 지원 위주여서 정작 국내에 체류하는 동포들은 소외돼 있다. 국내 체류 동포 지원 근거를 마련하는 ‘고려인동포 특별법 개정안’이 최근 새누리당 이인제 의원을 대표로 해 국회에 발의됐다. 조속히 통과돼 고려인 동포들의 눈물을 걷어주기 바란다.

차제에 50여만 명의 고려인 동포들에게 영주권을 부여할 것을 제안한다. 다문화정책으로 많은 예산과 정책이 투입되고 있는데, 우리 동포가 그보다 우선돼야 하는 것 아닌가. 독일은 소련이 해체되자 160여만 명의 독일계 동포에게 영주권을 줬다. 고려인 동포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정책을 촉구한다.

정용화 연세대 동서문제연구원 교수 고려인마을 후원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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