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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사회당이 부유稅 철회한 진짜 이유 - 고상두 EU 연구센터장 (20150106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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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1-06 00:00:00

[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15년 01월 06일(火)

佛사회당이 부유稅 철회한 진짜 이유


 

고상두 / 연세대 교수·유럽지역학

“민주주의는 자본주의를 죽인다.” 오스트리아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의 말이다. 민주주의란 정당들이 정권 획득을 위해 유권자의 지지를 확보하려는 경쟁이기 때문에, 자유선거 하에서 정당들은 대중영합적인 공약을 남발하게 되고, 그 결과 경제에 대한 국가의 개입은 커지며, 복지 수준은 한없이 높아져 결국 자유시장경제를 위축시킨다는 것이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부유세(富裕稅)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부유세는 그의 진보적 공약의 상징이었다. 위기에 처한 국가 경제를 살리기 위해 서민이 아닌 부자들이 희생해야 한다는 논리에 다수 유권자가 지지했다. 하지만 100만 유로 이상의 연봉에 대해 75%의 세금을 부과하는 부유세가 도입 2년 만에 사라지는 운명에 처했다.

부유세는 세수(稅收) 증대 효과는 미미하면서 기업에 부담만 주고, 프랑스 투자 환경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조성했다. 외국인 투자자에게 프랑스는 35와 75라는 주홍색 숫자로 각인된 나라가 됐다. 주당 노동시간은 35시간으로 가장 짧고, 75% 부유세 도입으로 세금은 가장 높은 나라라는 인식이 생겨난 것이다. 따라서 온건한 사회주의자인 에마뉘엘 마크롱 경제장관은 부유세를 철회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난 2000년 사회당 정부가 도입한 법정 노동시간마저 변경하는 개혁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프랑스의 경제는 제로 성장률을 벗어나지 못했고, 실업률은 10%를 넘어섰다. 프랑스의 경제난은 구조적인 문제다. 국가의 경제 개입과 지출이 과도하기 때문이다. 2013년 정부 지출이 국내총생산(GDP)의 57.1%로 유럽에서 가장 높다. 스웨덴과 독일이 어려운 시기를 겪으면서 신자유주의 개혁을 통해 국민부담률을 각각 53.3%와 44.3%로 줄여 국가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안 프랑스는 개혁에 소극적이었고 국가부채는 GDP의 92%에 이르렀다.

프랑스에서 ‘부유세는 증오세’라는 비판을 받았다. 부유해지는 것이 좋은 일이 아니라, 비난과 처벌의 대상이 된 것이다.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킨 부유세가 도입되고 또 단명에 그치게 된 것은 프랑스 정치권이 오랫동안 선심성 경쟁으로 정권을 획득하는 데 몰두했고, 국가는 지나친 부채에 시달리게 됐으며, 사회당은 부유세라는 선동적인 공약으로 정권을 잡았으나 천문학적인 국가부채를 갚는 데 역부족일 뿐만 아니라 되레 역효과만 초래했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부유세 논란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정당의 정강정책이 대중 영합적으로 치닫는 것을 막는 장치가 시급하다는 것이다. 그러한 제도를 만드는 데 유럽연합(EU)의 재정안정화 협약이 좋은 시사점을 준다. EU 회원국들은 유로화 안정을 위해 국가부채는 GDP의 60%를 넘지 않고, 재정적자는 GDP의 3%를 넘지 않도록 서로 합의했고, 이를 위반할 경우 벌금을 내도록 했다. 프랑스는 3년째 이 약속을 위반했으며 더 이상 벌금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유럽의 재정 건전화 기준은 우리나라도 수용할 가치가 있는 권고사항이다. 정당들이 선심성 공약을 남발해 국가재정이 악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국가재정 안정화를 의무화하는 범정당 차원의 협약이나 법률을 제정할 필요가 있다. 즉, 정당들의 자유선거 경쟁이 국가를 부채의 늪에 빠뜨리지 않도록 과열경쟁 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것이 자본주의를 죽이지 않고 민주주의를 지키는 길이다.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501060107311100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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