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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6주년 기획 이광재가 원로에게 묻다 ④ 이광정 원불교 상사 - 이광재 객원교수 (20130421. 중앙sun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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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2-23 00:00:00

 

북한을 옹졸하게 대할 이유 없어 … 대인답게 포용해 통일의 길 열어야

창간 6주년 기획 이광재가 원로에게 묻다 ④ 이광정 원불교 상사

대담·글=이광재 객원 칼럼니스트·전 강원도지사 | 제319호 | 20130421 입력
한반도가 살얼음판을 걷는 위기 상황에서 원불교 최고의 수행자로 통일문제에 깊은 식견을 지닌 좌산 이광정(77·사진) 상사를 찾았다. 전북 익산 금마면 미륵산에 위치한 거처 ‘상사원’에서 만난 그는 2006년 원불교 최고 지도자인 종법사에서 물러난 뒤 이곳에 은거하며 줄곧 남북통일을 위해 기도해 왔다. 이 상사는 지금의 한반도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선 먼저 우리가 북한에 손을 내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적을 ‘더 큰 나’로 생각하고 포용해야 궁극적인 통합이 이뤄진다고 힘줘 말했다. 북한에 대해서도 “어리석은 짓(도발)을 할수록 더 괴로워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을 잊지 않았다. 매일 손수 방을 청소하고 400m 높이의 미륵산을 오르며 민족과 통일을 화두로 수도해온 이 상사와 4시간 넘게 남북관계를 논해봤다.
 
-원불교의 최고 어른인데 출가는 어떻게 하게 됐나.
“6·25 때 동족이 서로를 죽이고 죽는 비극을 봤다. 빨치산들이 큰 부자도 아닌 사람을 ‘우익’이라며 폭행했는데, 마을 사람들이 애원해 죽음을 면하는 걸 봤다. 반대로 사람들이 빨치산을 죽이는 것도 목도했다. 우리가 일제의 식민지로 어렵게 살았는데 왜 또다시 같은 민족끼리 죽고 죽이는 건지, 가슴이 아프고, 또 아팠다. 삶이란 무엇인가? 이런 고민 속에 출가를 결심했고 상생과 민족의 문제를 평생 화두로 삼아 살았다.”

 

1 1999년 6월 원불교 청소년수련원에서 시민단체 지도자들과 만난 이광정(가운데) 상사. [중앙포토] 2 94년 9월 이광정 상사가 원불교 제11대 종법사로 선출된 직후 영모전에서 봉고식을 올리는 모습.

-대한민국의 미래에 가장 중요한 과제는.
“국민통합과 남북화해·통일이다. 성현들도 통합의 리더십이 있어야 역사가 발전한다고 했다. 지도자가 통합 리더십이 있거나 국민에게 통합 의지가 있을 때는 역사가 발전했다. 하지만 통합이 무너지면 나라나 왕조가 무너진 사례가 많다. 오스트리아도 제2차 세계대전 뒤 우리처럼 미군과 소련군이 주둔했지만, 공산당까지 연합해 통일정부를 수립했다. 그 뒤 13년 동안 ‘미국·소련 물러가라’고 주장한 끝에 영세중립국이 돼 자유와 평화를 만끽하며 살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백범 김구 선생이 서울과 평양을 오가며 통합하자고 얘기해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통일을 지금까지 못 이룬 건 세계인들 앞에 큰 수치다.”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남북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하나.
“이럴 때일수록 대화를 해야 한다. 그래야 상대의 의중을 파악할 수 있고, 우리 의중을 전달할 수 있다. 대화를 해야 신뢰도 쌓고, 정책 조율도 가능하며 오해도 풀 수 있는 것이다. (지금은 북한이 대화보다 위협을 앞세우는데?) 이제 시작이다. 어떤 악조건 속에서라도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 강경한 입장을 개진해봐야 속수무책일 뿐이다.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은 1962년 쿠바 위기 때 ‘두려움 때문에 협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대화를 두려워하지도 않겠다’고 했다. 결국 대화와 협상으로 위기를 이겨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있는데.
“정말 필요한 일이다. 나는 지난해 반 총장에게 서한을 보내 간곡히 부탁했다. ‘유엔 사무총장이란 자리가 예사 자리가 아니라 소명이 있는 자리다. 그 자리에 있을 때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을 설득해 평화통일에 기여해달라. 남북을 교차 방문하고, 중재해 세계 유일의 분단국 운명을 끝내고 평화통일의 길로 나가게 해달라’고 했다. 민주통합당 김성곤 의원이 여수에서 제주도 가는 비행기 안에서 내 편지를 반 총장에게 읽어주고, 전달했다.”

 
-반 총장의 반응은 어땠나.
“반 총장에게서 전화가 왔다. 나는 ‘생면부지의 사람이 서한을 보내 본의 아니게 결례를 끼쳤다’고 말했다. 그러자 반 총장은 ‘깨우쳐주셔서 감사하다. 가르쳐준 대로 하겠다. 앞으로도 깨우쳐달라’며 ‘북한에 특사를 보내는 방안까지 추진하겠다’고 했다. 며칠 전 반 총장이 북한을 존중한다면서 대화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보아 역할을 할 것이라 믿고 있다. 반 총장과 각국 원수들이 잘 협력해 남북통일의 길을 열기 바란다. 그래서 반 총장과 박근혜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노벨 평화상을 받았으면 좋겠다.”

-요즘 북한이 우리 국민을 불편하게 한다.
“북한이 지혜가 부족한데, 상대를 괴롭히는 행동을 하면 국제사회는 북한을 괴롭히는 일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북한은 남한 국민과 국제사회가 감동할 수 있도록 처신해야 한다. 남한도 북한 주민이 감동하도록 해야 한다. 남북문제의 원천적 씨앗은 서로 간에 쌓인 원한이다. ‘전쟁을 일으켰던 세대들은 다 은퇴했으니 후세들이 무슨 죄냐’며 원한을 다 풀어버리자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통일만 되면 너희를 다 잡아 가두겠다’ 대신 ‘통일 뒤엔 과거는 묻지 말자’고 해야 한다.”

-평화통일을 강조하는 이유는.
“전쟁은 정신이상자라면 몰라도 차마 인간으로서 할 일이 못 된다. 60년 피땀 흘려 일군 나라를 잿더미로 만드는 일은 없어야 한다. 또 흡수통일을 하려고 기다리는 사이 북한 주민들은 얼마나 고초를 겪겠는가? 흡수통일을 한다 해도 남한 제도를 북한에 적용하면 부작용이 엄청나다. (흡수통일은) 할 수가 없다. 독일 같은 선진국도 그것(흡수통일) 때문에 휘청거렸다.”

-남북협력은 어떻게 해야 하나.
“경제협력이 가장 중요하다. 북에 식량을 줘 먹고살게 해주고, 동남아로 가는 우리 공장들을 북한으로 가게 하는 것이다. 또 물품을 기차에 싣고 대륙으로 가고, 배를 타고 대양으로 가고 하면 장사가 잘돼 우리 기업에도 득이 된다. 골드먼삭스가 ‘한국이 평화통일만 하면 독일을 능가하는 경제대국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주변 강대국들의 의중도 중요한데.
“미·중·일·러 4대 강국은 통일에 우호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 일본 도쿄도지사는 공공연히 ‘북한은 중국에 편입되는 게 합리적’이라고 얘기했다. 우리는 주변국들이 대한민국이 더 크는 걸 달가워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전제 아래 외교를 해나가야 한다. 미국과 우호관계를 유지하면서 한·중·일 3개국이 같이 발전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것만은 잘해 주길 바라는 게 있다면.
“잘 할 것이다. 다만 욕심을 내면 안 된다. 대통령직으로 세상만사를 다 해결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 건 큰 착각이다. 내치에선 탕평 인사를 확고하게 편다면 (박 대통령이) 큰 영광을 얻을 것이다. 샤를 드골 전 프랑스 대통령은 보수적인 인사였지만 좌파 작가 앙드레 말로를 문화부 장관으로 기용했다. 사르트르가 ‘말로는 반체제 인사’라며 처벌하자고 했지만 드골은 ‘말로도 프랑스다’라며 관용했다. 이처럼 정파를 초월해 나라 전체에서 인재를 써야 한다. 외치에선 평화통일의 길을 연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 우리가 북한을 옹졸하게 대할 이유가 없다. 졸장부처럼 굴지 말고 대인답게 북을 포용했으면 좋겠다. 보수 대통령이 남북문제를 풀어가면 남남 갈등도 줄어든다.”

-수십 년 수행 생활을 했다. 우리 민족의 장래는 어떻게 보나
“1943년 내 스승인 소태산(박중빈) 선생은 ‘일본은 기둥 하나 못 갖고 이 땅을 나가게 될 것’이라며 2년 뒤 해방을 예언했다. 내가 ‘독립하면 나라가 잘될 것인가’라고 물으니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언했다. 하지만 그 뒤로는 우리나라가 세계의 정신적 지도국이자 도덕의 부모국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나는 세계종교 본부를 한국에 세우고 싶다. 21세기엔 한반도가 승승장구하는 여건이 밀려오고 있다. 문제는 남북관계다. 남북이 평화공존해도 발전할 것이나 통일하면 더 위대한 나라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국민통합의 열쇠는 무엇인가.
“세 가지 조건이 있다. 첫째 ‘연쇄 대아(大我)주의’ 조건, 둘째는 합리주의 조건, 셋째는 약자를 우선하고 배려하는 풍토를 가지는 거다. 우선 연쇄 대아주의란 ‘적(敵)은 나(我)보다 큰 나(我)’란 대의에 입각해 하나가 되려는 다짐을 지도자도 국민도 함께 갖는 거다. 우리는 이게 아주 부족하다. 당파의식이 민족의 단점이다. 언론도 편 가르기를 그만해야 한다. 둘째, 합리적으로 통합하려는 의식을 가져야 한다. 진보니 보수니 하는 건 의미가 없다. 진보는 앞으로 나아가자는 것이고, 보수는 전통적인 걸 지키자는 것이므로 둘 다 있어야 한다. 다만 진보의 자세로 대처해야 할 상황, 보수의 자세로 대처해야 할 때가 있는 거다. 무엇이 더 합리적인지 찾아가면 합의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여야도 합리적 대결로 가야 된다.”

-합리적 기준의 핵심이 무엇인가.
“합리라는 말은 ‘이치에 맞는 것’이다. 사회 지도층이 가장 신경 써야 하는 덕목이다. 합리적인 이유를 찾아서 믿는 것이 지혜다. 경전에 보면 ‘천하가 다 옳다고 해야 그 사람을 한 번 찾아가서 보고 쓰라’고 쓰여 있다. 국회 제도도 바꿔야 한다. 법안 통과는 무기명 투표로 해야 의원들이 소신을 펼 수 있다. 야당은 야당대로, 여당은 여당대로 합리적인 사람이 있을 테니 무기명으로 하면 좋을 거라 본다.”

-합리주의가 자리 잡으려면 중도가 완충역할을 해야 하는데, 우리나라에선 중간층이 회색분자가 된다.
“중간층도 처세를 위해 중간층을 하면 회색분자란 말을 듣게 된다. 내 목에 칼이 들어와도 당당하게 말할 수 있고, 내 편이라도 잘못된 말을 하면 당당히 부정할 수 있어야지,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란 식으로 중도를 하면 안 된다. 현실 사안을 놓고 진위가 가려지기 어려울 때는 시간을 두고 대의가 무엇인지 토론하고 모색하면 어느 때든 결론이 나오게 된다. 내가 교단에서 중요한 문제에 결론을 못 내면 벽에 적어놓고, 머릿속에서 계속 화두로 생각한다. 주변 사람들에게도 자꾸 물어본다. 그런 가운데 어느 때인가 합리적인 것이 딱 떠오른다. 그 생각으로 하면 맞다.”

-합리적 방법의 하나가 다수결인데 히틀러도 국민이 뽑아 탄생했다. 다수결의 부조리 문제는 어떻게 봐야 하나.
“원불교에선 법강 항마의 법이 강해 마구니(마귀)를 항복받은 거라고 한다. 그 정도 가야 민주주의를 제대로 할 수 있다. 민주주의 합리교육을 국민에게 끝없이 해나가야 한다. 언론도 그런 교육을 꾸준히 해주면 국민의 민주주의 의식이 고도로 성숙해져 감히 그런 선택이 나오지 않게 된다.”

-통합을 이루려면 약자를 도와야 한다고 지적했는데.
“약자와 함께 하지 않으면 정권이 절대 지탱하지 못한다. 러시아 혁명은 지주들의 착취로 소작농들이 힘들게 살 때 공산주의가 나와 농민을 위한다고 하니까 성공한 거다. 지나친 불평등 사회는 혁명의 온상이다. 보수주의자인 독일 총리 비스마르크가 혁명을 막기 위해 근로기준법, 산재보험을 창안하고 복지제도의 효시를 만들었다.”

-모든 사람이 다 똑같이 가질 수는 없다. 이건 어떻게 해야 하나.
“부유층과 중산층, 서민이 서로 먹이사슬이 돼주고 도와주는 상생관계가 돼야지 일방통행식으로 가면 사회를 불행하게 만든다. 나는 수평적·물리적 평등이 옳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내가 못 가졌어도 상대방이 가진 걸 축복해주는 아량과 미덕이 있어야 한다. 또 노동자 복지만 과도하게 하면 기업이 죽는다. 반면 기업들도 상생을 해야 한다. 대기업·중소기업·노동자를 막론하고 모두에게 이율배당이 고르게 가야 한다. 균형과 조화란 관점에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경쟁은 어떻게 봐야 하나.
“경쟁은 선의의 경쟁이 돼야 한다. 상대방을 박멸하려는 경쟁으로 가선 안 된다. 경쟁에 질 수밖에 없는 절대 약자는 인간적 삶을 향유하게 보장하는 사회가 성숙한 사회다. 약자가 뭉치면 강자도 망한다. 염소나 사슴도 많이 살게 해줘야 호랑이가 사는 거다.”

-인생이란 무엇일까.
“이 세상 모든 것이 자기 길이 있다. 하늘은 하늘의 길이, 땅은 땅의 길이, 사람은 사람이 가야 할 길이 있다. 사람의 길은 윤리적, 도덕적인 것이다. 인생은 가치를 추구하지 않으면 동물보다 더 못해진다. 동물은 잘못하는 데 한계가 있지만 사람은 잘못하면 끝이 없다. 가치엔 도덕적 가치, 물질적 가치, 심리적 가치가 있는데 그중 근본은 도덕적 가치다.”

-사람은 마음으로 사는 것이라 했다. 마음을 크게 쓰려면 어떡해야 하나.
“‘아상(我想)’이란 것은 ‘나’에게 집착하는 것인데, 이 아상에서 사상이 나오고, 사상에서 일체의 번뇌가 다 나온다. 『명심보감』에 ‘구멍 뚫린 항아리에 물을 채우긴 쉬워도 코 밑에 옆으로 찢어진 것(입)은 채우기 어렵다’고 쓰여 있다. 끊임없이 먹으려고만 하니 도저히 채워지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기주의, 육신이란 건 참 철이 없는 것이다. 가치를 추구해야 한다.”

-소득수준 향상이 행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행복은 어디에서 찾아야 하나.
“행복은 분수를 지키는 데서 나온다. 욕심을 부리면 행복을 느낄 수 없다. 주위의 인연을 상생관계로 해야 행복이 온다. 상극관계로 해놓으면 행복할 수 없다. 원수는 멀리서 생기는 게 아니라 반드시 가까운 데서 생긴다. 예수님도 제자 유다에게 배신당해 팔렸다. 가까운 사람을 선화(善化)하고, 원수로 만들지 말아야 한다. 자꾸 남을 도와주는 행동을 하면 행복한 거다. 말을 해도 덕담을 주고받으면 좋다.”

-죽음이란 무엇인가.
“죽음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풀 한 포기가 왔다 가는 것도 다 이치가 있는 거다. 죽음은 이생의 끝이지만 새로운 생활의 출발이기도 하다. 내생으로 이어진다. 기억 저장 탱크는 ‘색신(色身)’에 속한 것으로, 죽음과 동시에 소멸한다. 그러나 잠재의식·무의식은 영혼의 속성으로,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수행을 하면 내생을 영광스럽게 살 수 있다. 나는 아침에 내 방을 직접 치운다. 건강하게 기력이 허락하는 순간까지 수행하며 최선을 다해 사는 거다.” 



이광정 상사는 …
원불교(圓佛敎)는 1916년 소태산 박중빈(少太山 朴重彬·1891~1943) 선생이 창시한 종교다. ‘원불교’는 우주의 궁극적 진리를 상징한 ‘원(圓)’과 그 진리를 깨닫는다는 의미의 ‘불(佛)’, 그 깨달음을 가르친다는 ‘교(敎)’가 합쳐진 말이다. 우주의 근본 진리를 깨달아 생활 속에 실천하도록 가르치는 종교다.

 이광정 상사는 원불교의 현존하는 최고 어른이다. 박중빈·송규·김대거에 이어 네 번째로 원불교의 최고 지도자인 종법사를 지냈다. 1994년 58세에 종법사에 오른 그는 ‘맑고 밝고 훈훈하게’란 표어를 내건 새생활 운동을 전개하고 원불교교단의 행정체제를 재정비했다. 전 세계 모든 종교들이 화합하자는 ‘세계종교협의회(UR)’ 운동도 추진했다. 통일문제에도 관심을 보여 『분단역사 극복의 길』이란 책을 냈다. 이런 리더십으로 원불교의 교세를 크게 확장시킨 그는 재임 12년 만인 2006년 스스로 종법사직을 물러났다.

 물러난 종법사를 높여 부르는 ‘상사’의 호칭을 얻은 그는 백두산 천지 등 명산을 찾아 남북통일과 세계평화를 기원해 왔다. 요즘은 전북 익산 외곽의 미륵산 아래 상사원에 머물고 있다. 독신으로 평생을 지내온 그는 새벽 5시 좌선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산을 오르내릴 땐 항상 부대를 들고 길에 버려진 쓰레기를 줍는다. 이를 본 등산객과 마을 사람들이 그를 따라해 지저분했던 미륵산이 깨끗해졌다고 한다. 젊은 시절 간경화와 당뇨병을 앓았던 그는 좌선과 등산으로 터득한 섭생법을 활용해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이 상사는 추상적인 선문답이 아니라 수행을 통해 얻은 지혜와 원불교 수장 생활에서 터득한 현실감각을 바탕으로 삶의 구체적 방법론을 제시한다.


이광재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그의 보좌관으로 정계에 입문해 17, 18대 국회의원과 강원도지사(2010~2011년)를 지냈다.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역임했다. 1965년생(48세)으로 원주고와 연세대 법대를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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