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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럼] 美·日·中은 ‘기업 환경 개선’ 경쟁 중 - 박영렬 인도 및 서남아시아 연구센터장 (2017.02.15.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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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2-16 00:00:00

[오피니언] 포럼 美·日·中은 ‘기업 환경 개선’ 경쟁 중 

                                                                                                                                                                                                     게재 일자 : 2017년 02월 15일(水)  

박영렬 연세대 교수 경영학

 국내 외국계 투자기업인들이 13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을 만난 자리에서 털어놓은 하소연은 우리의 기업 환경이 얼마나 열악한지를 잘 보여준다. 이들은 연중 세무조사와 환경 조사 등 정부 조사가 너무 많아 사업하는 데 시간 내기가 어려울 정도라고 했다. 특히, 지역 중소상인을 위한 기금을 내라고 하는 말부터 들었다는 고백은 듣기 민망하기까지 했다.

지금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은 경제 회복을 위한 기업 환경 개선에 대한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취임 초부터 미국 내 고용 창출을 위한 법인세 인하 등과 같은 국내 투자 환경 개선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앞장서서 각국 정상과 영수회담을 하는 등 국내외 기업의 미국 내 투자를 강력하게 요청하고 있을 뿐 아니라, 대외 무역 정책에서도 미국 기업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다.

버블 경제 이후 ‘잃어버린 30년’의 경기침체를 겪은 일본도 아베노믹스에 힘입어 최근 경제가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 세계 시장에서 일본 기업의 경쟁력이 살아나고 있고, 일본 내 고용시장도 회복돼 ‘졸업이 곧 취업’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와 같은 일본 경제의 회복은 무엇보다도 규제 개혁을 통해 기업에 사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한국을 방문했던 중국 관광객이 일본으로 옮겨가기 시작한 주된 이유도 다양한 숙박 시설 등을 가능케 한 일본 정부의 관광산업에 대한 규제 혁파였다.

높은 경제 성장을 마치고 뉴노멀 시대를 맞이한 중국도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위한 사업 환경 마련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중국 경제를 견인할 창업 열풍을 조성하기 위한 제도와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알리바바와 같은 글로벌 기업이 더 많이 탄생할 수 있도록 기업가 정신을 고취하고 이를 성취하기 위한 제도적인 지원책도 마련하고 있다. 특히, 중국 사회 발전에 필요한 핀테크 산업과 같은 신산업, 그리고 산업 성장에 긴요한 반도체 산업과 같은 부품 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과감한 지원도 이뤄지고 있다.

이처럼 우리와 세계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미국과 일본, 중국은 국가 수반이 앞장서서 경제 회복을 위해 리더십을 발휘하고 더 나아가 사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노력을 경제 주체들과 함께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2%대 저성장시대에 돌입하고 있음에도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인한 국가 리더십의 부재로 연일 정치 공방에만 매몰돼 경제는 뒷전으로 밀려나 있다.

현재 우리 경제의 여건이 IMF 외환위기와 같은 상황이라고 말만 할 뿐 해결책은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추진된 해운 및 조선산업의 구조조정 등은 국가 차원의 정책적 결정이 필요함에도 탄핵 국면과 맞물려 공직사회가 눈치만 보고 있다. 또, 가장 큰 사회 문제로 대두하고 있는 청년 실업 문제도 서비스 산업 성장을 통한 고용 창출로 풀어나갈 수 있다는 제안만 할 뿐 서비스산업 관련 법안은 국회에서 꿈쩍도 않는다. 대선 주자마다 ‘코리아 리셋’을 주창하지만, 경제 회복 대책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향후 10년의 변화는 지난 100년의 변화보다 훨씬 더 큰 경제적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각종 규제를 혁파하고 개혁 입법을 서두르는 한편 구조 개혁을 마무리해야 한다. 기업이 사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 데 정부는 물론 여야 정치권 모두가 힘과 지혜를 모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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