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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인권도시 광주의 새 브랜드 고려인마을 - 정용화 객원교수 (20141114 광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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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11-17 00:00:00

[광주일보] 민주인권도시 광주의 새 브랜드 고려인마을

정 용 화
고려인마을 후원회장

2014년 11월 14일(금) 00:00


‘고려인’이라는 말이 이제 광주에서는 낯설지 않게 되었다. 광산구 월곡동 신가동 일대에 3000여명이 ‘고려인마을’을 형성해 살고 있다는 것도 많이 알려졌다. 특히 올해가 고려인 이주 150주년이 되는 해라서 여러 언론매체에서 특집 보도를 한 덕도 있다. 그래서 이들이 우리 근현대사 비극의 유산이라는 사실과 독립운동의 후손이지만 우리말을 잘 못해 숨죽이고 살고있다는 것도 알게되었다. 광주시가 전국 최초로 작년에 ‘고려인 지원 조례’를 만들었고, 시민들이 큰 관심을 가지고 성원하고 있다는 것도 알려졌다.

하지만, 우리가 풀어야 할 과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고려인 동포들이 안정되게 고국에 정착할 수 있기 위해서는 법적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말하자면 3∼5년마다 출신국으로 돌아가야 해 또다시 이산가족의 아픔을 겪게하는 방문취업비자(H2)가 아니라 재미·재일동포처럼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고, 원하면 정착할 수 있는 해외동포비자(F4)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 이 일은 현재 국회에 입법청원한 ‘고려인동포 합법적 체류자격 취득 및 정착지원을 위한 특별법 개정안’을 통해 조만간 해결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하지만 당장에 이들이 필요로 하는 시급한 과제가 있다. 러시아, 우즈벡, 카자흐스탄, 우크라이나 등지에서 주변부로 밀리고 밀려 절망 속에 살다 고국에 정착하는 새 희망을 품고 한국에 왔지만 우리말이 서툴러 하소연할 곳이 없다. 다행히 광주에 고려인의 대모역할을 하는 신조야씨와 외국인노동자들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이천영목사에 의지하여 광주에 정착하고는 있지만 필요한 게 한두가지가 아니다.

방 한칸이라도 얻을 때까지 임시거처가 필요하고, 막노동이나마 일자리를 알선받을 곳이 필요하고, 일 나가면 아이를 돌봐줄 어린이집도 필요하다. 하루빨리 우리말을 배워 ‘한국인’으로 당당히 서기위해 한국어를 배울 교실도 필요하다. 어려운 처지지만 함께 힘을 모아 헤쳐나가자고 협동조합을 꾸렸는데 여기에도 공간과 사람이 필요하다.

이런 일들을 임시로 봐주는 공간이 있었는데 한 달에 집세와 유지비로 나가는 500여만원을 감당하기 힘들다. 그래서 지난 여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사랑의 열매)광주지역본부와 함께 임대건물 매입비용 2억원 모금운동을 시작했다. 필자는 후원회장으로서 나름 모금을 위해 뛰고 있다. 현재 8000만원 정도를 모았는데 정체상태다. 나머지 1억2000만∼2억원은 수도권의 중견기업이나 공기업에는 큰 돈 일수도 있고 작은 돈 일수도 있다. 여러 가지 의미를 적시해가며 후원을 요청하면 거의 대부분 이런 반응이 나온다. “그 정도 액수를 광주에서 자체 해결 못하느냐?” “광주가 민주인권도시라면서 이런 데는 관심없느냐?” “광주시가 전국 최초로 고려인 지원조례까지 만들었다면서 시당국은 뭐하고 있느냐?”

광주지역 경제의 어려움을 토로하면서 이해를 구하지만 결국 빈손으로 돌아서면서 뒤통수가 뜨거웠던 경험이 여러 번이다. 어떤 분은 모금콘서트를 하자고 제안하지만 그것도 사실상 지역의 기업이나 시민들에게 표를 강매하는 것이라서 포기했다.

고려인마을은 광주의 새 브랜드가 되고 있다. 다문화대안학교인 새날학교와 함께 고려인마을은 외국인 근로자들이 잘 정착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이 되고 있고, 이것은 광주가 사람을 차별하지 않고 서로 돕고 사는 민주인권도시라는 이름에 새 생명을 불어넣어주고 있다. 80년 민주화운동을 이끈 민주도시 광주가 이제 다문화와 고려인동포들을 품어안은 인권도시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수많은 외지인들이 새날학교와 고려인마을을 찾고있다. 교사, 학생, 공무원, 연구자들이 성공적인 정착모델을 보고자 견학을 오고있다. 지금까지 많은 광주시민들의 성원속에 여기까지 왔다. 정말 고마운 일이고 광주시민이라는 것이 자랑스럽다. 고려인마을지원센터도 대기업의 한 번의 후원보다 광주시민들이 십시일반하여 마련한다면 이 또한 우리 광주시민이 이룬 위대한 업적으로 길이 남지 않겠는가! 시민여러분의 뜨거운 사랑을 호소한다.

후원방법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사랑의열매)에 ‘광주고려인마을’을 지정하여 기부하면 된다. 안내전화는 062-383-9061


http://www.kwangju.co.kr/read.php3?aid=1415890800537288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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